양양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 꼬마 고인돌 빠삐꼬를 다시 만나다
옛날 옛적에 빠삐꼬가 살았어요. 꼬마 고인돌 빠삐꼬
(고릴라 친구도 있었어.)
말썽꾸러기 꼬마 원시인 장난꾸러기 빠삐꼬
(와! 맘모스가 나타났다!)
심술 두더지 착한 고릴라 돌도끼를 어깨에 멘 우리의 친구
빠빠빠 삐삐삐 꼬꼬꼬 ♩♪♬
어릴 적 이야기다. 만화와 오락에 빠져 지내던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쉬는 날이면 비디오 대여점에서 빠삐꼬를 빌렸었다. 그리고는 선사시대로 날아가 빠삐꼬와 친구가 되어 함께 놀았었다. 그런데 오늘 어릴 적 친구 빠삐꼬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 이제 그를 만나러 양양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으로 떠난다.
목적지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야외를 둘러보니 움집이 전시되어 있다. 주변을 둘러보는 도중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박물관 안으로 서둘러 들어간다. 박물관 전시실에서 설명을 해줄 해설사가 우리 일행을 반겨주었다. 박물관에서 하지 말아야할 간단한 수칙을 듣고 안내가 시작되었다.
제1전시실에서는 신석기 시대 오산리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흙으로 그릇을 만들고, 무기를 만들고, 사냥을 하고, 잡아 올린 생선을 말리고, 커다란 그릇에 먹을 것을 끓이는 모습들에서 그들의 생활상이 드러난다. 먹고, 자고, 입는 것만 필요로 하는 소박한 일상이다. 필요한 것만 가지면 되는데 현대 사람들은 왜 그렇게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아등바등 사는지 모르겠다. 집에 돌아가면 안 쓰는 물건들은 없애고, 가뿐하게 살아야지, 마음먹는다.
다른 한 쪽에는 흑요석, 이음낚시, 토기류, 토제인면상 등의 출토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해설사의 말에 따르면, 원산지가 백두산 지역인 흑요석이 오산리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두 지역 간에 문화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토제인면상은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한다. 덧붙여서 토제인면상은 서울대학교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가 2011년 10월 7일부터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제2전시실에서는 더 나아가 영동지역의 선사문화를 알 수 있다. 뗀석기, 간석기, 청동기 및 철기 시대에 사용되었던 사냥도구, 농기구 등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해설사가 우리에게 질문을 하나 던진다. “타제석기와 뗀석기 중 어떤 말이 더 익숙하세요?” 이 말을 듣는 순간 국사 교과서에서 어느 순간 단어가 바뀌었던 것이 생각났다. 둘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타제석기는 한자어이고, 뗀석기는 우리말이다. 우리 말 사랑 운동의 결과로 이제는 뗀석기가 더 익숙하다.
해설이 끝나고 박물관 건물 외부로 나와 탐방로를 따라 걷는다. 탐방로 옆으로는 쌍호갈대가 있다. 이곳은 신석기인들의 생활터전이었다. 원래는 쌍호가 있어야 하는 곳이지만, 지금은 호수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늪으로 변한 것만 같은 모습에 갈대만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하지만 쌍호를 매립하지 않았다면 선사시대 유물과 유적들이 발견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이 인생사라 소중한 유물을 얻을 수 있었음에 만족한다.
어려움이 닥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꼬마 고인돌 빠! 삐! 꼬!
(고릴라 친구도 있다니까.)
빠삐꼬가 즐겨 먹던 맘모스 고기도, 함께 뛰어놀던 고릴라 친구도 없었지만, 꼬마 빠삐꼬는 있었다. 그 시절 성인의 평균키가 140㎝ 니까, 키만으로 따지면 충분히 꼬마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빠삐꼬와의 만남을 마치고 돌아간다. 지금은 외면 받고 있는 역사가 대중 속에서 함께 살아 숨 쉬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TRAVEL TIP - 2011년 10월 20일 기준>
■ 위치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 51번지
■ 홈페이지 http://www.osm.go.kr
■ 전화 033-671-2000
■ 관람시간 09:00~18:00(17:30까지 입장)
※ 휴관일: 연중무휴(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 관람료
구분 | 개인 | 단체(20명 이상) |
어른 | 1,000원 | 700원 |
청소년, 군인 | 500원 | 300원 |
어린이 | 300원 | 200원 |
■ 주차료 무료
■ 교통편(찾아가는 길)
시내버스 이용 시 (노선: 양양터미널~수산(동호리))
출발시간 | 6:40 | 7:30 | 9:20 | 10:40 | 12:00 | 13:40 | 15:00 | 16:20 | 18:20 | 19:40 |
교통비(어른 1,000원, 중・고교생 800원, 초등학생 500원)
송포 초등학교 앞에서 하차. 박물관 쪽으로 도보 5분거리
고속도로 이용 시
현남(하조대)IC → 양양, 속초방면 7번국도 → 송현사거리에서 수산항 방면으로 우회전 → 송포초등학교 앞 우회전 →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 인근 여행지 추천
하조대, 낙산사 의상대, 오산해수욕장, 낙산해수욕장
■ 먹을거리
송이 돌솥밥 정식 (송이골 ☎ 033-672-8040 ☞ 양양군 손양면 송현리 234-1)
섭국 (오산횟집 ☎ 033-672-4168 ☞ 양양군 손양면 동호리 1-4)
■ 숙박정보
대명리조트 쏠비치 ☎ 033-673-8311 ☞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 산2-1
엘마콘도텔 ☎ 033-673-5004 ☞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 65-5
※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은 건축면적 3194㎡이며,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977년 농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동해안의 쌍호를 매립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물과 유적들을 소개하고 전시하기 위해 건립되어 2007년 7월 26일에 개관하였다. 내부는 크게 도입부와 신석기인의 생활 모습을 담은 전시실, 강원도 영동지역의 선사문화를 소개한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
여행작가학교 6기 2차 실습여행과제로 제출했던 사진과 글.
정보성 글로 써 볼 것을 숙제로 받았다. 그리고 이 포스팅에 있는 메인컷과, 이 포스팅에 올리지는 않지만 서브컷 2장을 제출하는 숙제였다.
글에 대한 평은 '시제 정리 필요'와 '정보성 글은 뒤 쪽으로 몰아서 써라' 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같이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에게서는 마음에 들고 좋다는 평을 받았다.
과제가 끝나고 그 때 그 때 포스팅을 했어야되는데, 지금 올리려니 쬐끔 민망하기도 하다.
이제 3차 과제 하나만 남았으니, 마저 정리를 해서 올려야겠다.
'여행작가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차 과제] 부여에서 나를 만나다. (0) | 2012.03.21 |
---|---|
[1차 과제] 남침 시도의 흔적, 제3땅굴. (0) | 2012.03.07 |
제7기 여행작가학교 입문과정 개강 (0) | 2012.03.02 |